[나를 그대 가슴에 새겨 주오]
그때도 내 마음은 여전히 아내의 영상에 매달려 있었다.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나는 아내가 아직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 몰랐다. 그러나 한 가지만 알고 있었다. 그것은 그때서야 깨달은 것인데,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육신을 초월해서 더 먼 곳까지 간다는 것이었다. 사랑은 영적인 존재, 내적인 자아 안에서 더욱 깊은 의미를 갖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든 존재하지 않았든, 아직 살았든 죽었든 그런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나는 아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몰랐다. 알 수 있는 방법도 없었다(수용소에는 오는 편지도 가는 편지도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부터 그것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알아야 할 필요도 없었다. 이 세상 그 어느 것도 내 사랑의 굳건함, 내 생각, 사랑하는 사람의 영상을 방해할 수는 없었다.